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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자료실

한반도 통일 비전과 정책을 생산하는 평화연구원입니다.

현안진단

현안진단 자료실입니다.

제목 [107호] 지속가능한 남북관계, 2차 고위급접촉에서 길을 찾아야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4-10-20 조회 18046
키워드
첨부파일 107th_Current_Affairs_Bulletin.pdf[240777by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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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남북관계, 2차 고위급접촉에서 길을 찾아야 

 

북한 비공식 특사의 전격 방남





북한의 최고 실세로 불리는 3인이 전격적으로 인천을 방문했다. 특히 황병서는 북한측의 의도적인 경호와 의전 등을 통해 나머지 2인과 확연하게 다른 위상을 보여주었다. 인민군 총정치국장이자 국방위 부위원장인 황병서는 김정은 정권 이후 지속적으로 지위가 상승되어 온 인사로, 부침을 거듭한 다른 북한 권부 실세들과 비교된다. 이번 방문에서도 최고 실세 황병서를 나머지 2인이 보좌하는 형태로 나타났다. 최룡해는 국가체육지도위원장 자격으로 선수단 격려차, 그리고 김양건은 남북관계 전문가로서 대남협상 지원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합류했던 것으로 보인다.



황병서는 사실상 특사로서 그가 전달한 ‘메시지’는 김정은의 구두친서로 볼 수 있다. 총리와 국가안보실장, 그리고 통일부장관까지 모두 이들과 회동한 것이나, 청와대 면담의사 타진 등 당국의 행보는 이를 뒷받침한다.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당면과제의 해결을 위해 김정은이 파격적 형식으로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공식적 특사형식이 아니며, 친서를 휴대하지 않은 것은 향후 남북간의 협상과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의도는 남북관계 개선


북한 고위급 방문단의 전격적인 인천방문은 한마디로 남북관계 교착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며, 그 의도를 크게 정치적 차원과 경제적 차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정치적 차원의 경우 북한의 경제․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3차 핵실험 이후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제재에 직면해 있으면서도 지속적으로 핵 능력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 미사일을 통제하는 인민군 전략군을 창설했으며, 각종 미사일을 다양한 차원에서 시험발사함으로써 성능개량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이미 한국은 물론 중국과 일본을 사정거리로 하는 미사일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핵 탄두의 소형화・경량화를 전제할 경우 북한의 핵・미사일 전력은 역내 국가를 실질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이 상황에서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교류협력의 국면이 전개될 경우 국제사회의 제재가 실효성을 잃을 것이며, 북한의 핵능력이 암묵적으로 묵인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 두 개의 한국을 고착화하려는 의도를 추론해 볼 수 있다. 고위급 방문단 방남 이후 공교롭게도 북한 매체들은 연방제 통일방안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은 과거 ‘남조선혁명론’에 입각해 통일을 앞세우던 공세적 차원과는 다르다. 오히려 체제 방어적 성격이 강하며, 통일을 먼 후대의 일로 넘기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 시도는 ‘통일대박’ 등 남측의 적극적 공세에 대응하는 한편 북한 정권안보에 긍정적 상황을 조성하기 위한 현상유지 정책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 보자면 경제위기의 해소를 위해 남북관계 개선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의 경제상황은 지표상으로는 호전되고 있으며, 평양을 중심으로 비공식적 시장화의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비공식적 시장화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초래함으로써 취약계층의 생활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화폐개혁 이후 음성화된 시장으로 인해 국가 재정의 확보도 어려움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기구는 북한 식량위기에 대해 지속적인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데, 최근 배급 상황이 악화된 데다 금년도 작황도 좋지 않다고 알려지고 있다.



중국까지 참여하는 국제제재 국면에서 북한이 돌파구를 남북관계 개선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북한이 금강산사업의 재개와 5.24조치의 해제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남북관계가 개선될 경우 북한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19개의 경제개발구에 대한 해외 투자의 유인에도 유리한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이유에서든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황병서가 “이번에 좁은 오솔길을 냈는데 앞으로 대통로로 열어가자”고 한 것은 북한의 의도를 함축하고 있다. 북한은 파격적인 형태의 고위급 방문단을 파견함으로써 교착상태에 있는 남북관계의 흐름을 바꾸고 그들이 원하는 대외적 환경 조성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준비되지 않은 대응과 2차 고위급접촉의 전초전




금번 북한 고위급 방문단 방남을 계기로 2차 고위급접촉이 합의됨으로써 남북관계의 중요한 ‘모멘텀’이 마련되었다. 2차 고위급접촉을 계기로 교착상태의 남북관계를 새롭게 발전시키고 공존공영과 평화통일의 길을 열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 고위급 방문단의 방남 과정과 아울러 그 직후 벌어진 서해상에서의 포격,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총격, 비공개 군사당국자 접촉을 둘러싼 구태의 반복 등 일련의 사건들을 반추하면서, 2차 고위급접촉에서의 전략을 차분하게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이번 북한 고위급 방문단을 대하는 데서 면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국내외 모든 시선은 북한의 고위급 방문단의 일거수 일투족에 집중되었으며, 아시안게임 폐막식은 상대적으로 빛을 잃었다. 엄밀히 말해 북한 고위급 방문단은 자신들의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폐막식에 참석했을 뿐이며, 공식적인 남북협상은 예정에 두지 않았다. 그러나 당국은 북한 고위급 방문단을 사실상의 특사로 예우했으며, 청와대와 국가안전보장회의의 모든 행보가 언론에 노출되었다. 총리와 국가안보실장, 통일부장관 그리고 얼굴과 이름을 알 수 있는 외교안보라인의 주요 인물들이 인천으로 총 출동했다. 총리만 해도 두 번이나 이들을 면담했다. 청와대는 이들에게 면담의사를 전달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통일부장관과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은 남북관계의 이견이 모두 해소되기나 한 듯이 친밀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외교안보라인의 수장들이 총 출동해 한국정부가 얻은 것은 일찍이 예견되어 있던 2차 고위급접촉 개최 합의라는 미완의 결과에 불과하다.



언론의 반응 역시 짚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공중파와 종편 등 모든 방송은 북한 고위급 방문단의 행보에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들의 동선을 두고 스튜디오에 포진한 수많은 전문가들이 일일이 해설함으로써 남북관계의 중대국면이 전개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몰두했다. 북한 고위급 방문단의 방남에 대한 언론의 행보는 국민적 착시효과를 만들어 내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10월13일 2차 통일준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근혜대통령이 고위급접촉이 단발성 대화에 그치지 않고 남북대화의 정례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취임 이후 최초로 5.24조치의 해결가능성에 대해 언급함으로써 국민적 기대치는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남북 해군 함정간 교전과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남북간 총격사건이 남북관계는 언제라도 대결과 긴장의 관계로 되돌아 갈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2차 고위급접촉을 앞두고 10월15일 판문점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고위급 군사당국자 접촉이 끝나자 북한측은 회담 전말을 공개하고 남측을 비난하면서 ‘고위급접촉의 전도가 위태롭게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일련의 상황이 2차 고위급접촉을 앞두고 남북한이 서로의 입장을 탐색하는 전초전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남북이 풀어야 할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양측이 현재와 같은 입장을 고수한다면 2차 고위급접촉이 개최된다고 해도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불신만 누적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2차 고위급접촉에 대한 제언




문제는 우리가 남북관계의 분수령이 될 2차 고위급접촉을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의 여부이다. 북한은 남북관계가 개선되기를 희망한다. 남북이 합의한대로 상호 비방・중상과 전단 살포의 중지를 바라며, 금강산관광 재개와 5.24조치의 해제를 바라고 있다. 우리의 회담전략은 이에 어떻게 대처하느냐 하는 선택의 문제이다.



북한을 전략 수립의 중심에 두고 북한을 얼마나 압박하는가, 요구를 얼마나 덜 받아들일 것인가, 그리고 협상에서 ‘갑’의 위치를 얼마나 확보하는가 하는 시각으로는 당면한 난제를 풀어나가기 어렵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고 국민의 기대에 부합하는 결과의 도출을 잣대로 하여 우리 스스로를 중심에 놓고 판단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과 북한의 요구를 조정하는 것은 협상전술일 뿐이다.



2차 통일준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은 통일헌장과 통일헌법을 언급했으며,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의 입지 선정을 주문했다. 이 같은 사안들은 북한과의 협상과 합의가 없이는 실현하기 어렵다. 개성공단사업의 경우 ‘위로부터의 합의(top down)’방식이라는 점에서 실무적 협상의 문제들이 비교적 쉽게 해소될 수 있었다.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의 경우 대통령 차원에서 국내외적으로 사업의 추진을 수차례나 천명했다. 사업의 추진을 위해서는 북한과 국내여론, 그리고 국제사회를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북한과의 협상이 시작도 되기 전에 입지를 선정하는 작업에 착수하는 것에는 많은 무리가 따를 수 있다.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에 대한 강력한 의지의 표명은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협상대상인 북한측의 협상력을 키우고 정부의 운신 폭을 좁힐 수 있다.



남북관계는 한반도 문제를 자주적으로 풀어나가는 유용한 수단이며, 시급한 북한주민의 민생개선에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남북협상의 틀은 항시, 그리고 조건 없이 유지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한 남북관계의 형성’이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한이 갑을 관계를 다투거나 일방적 요구를 강요해서는 안 되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신뢰관계를 자연스럽게 형성해 나가야 한다. 북한은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남북관계 형성에 협조해야 하며 우리 역시 북한이 변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남북관계의 정상화와 아울러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금강산관광사업의 재개와 5.24조치의 완화 및 궁극적 해제가 필요한 사안이다. 5.24 조치의 경우 융통성 있게 운용할 수 있는 정부 내 지침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변화에 대응하여 순차적으로 완화하고, 신뢰가 형성될 경우 전면 해제하는 점진적 접근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금강산관광사업은 북한 지도부를 직접 압박하는 스마트 제재라는 점에서 우리의 전략적 목표 달성과 연계하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북한 주민에 직접적 혜택이 갈 수 있는 인도적 지원의 입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주민의 고통 경감과 삶의 질 개선은 시급한 과제이며, 이를 통해 북한주민의 신뢰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산가족상봉문제의 근본적 해결 및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의 해소도 연계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경제개발구 시도와 북한주민의 민생개선을 연계하는 대북지원방안은 ‘드레스덴 구상’의 구체화로서의 의미가 있다.



중요한 것은 남북협상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전략적 관점에 입각한 목표들을 달성하는 것이다.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함으로써 근본적인 문제들이 방기된다면 남북관계는 이벤트에 의존하는 기존의 굴곡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단기적 현안의 해결과 더불어 장기적 관점에서 북한의 근본적 변화를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북한의 민주화와 시장화를 통한 정상국가화는 통일의 필수적인 전제이다. 2차 고위급접촉은 공고한 대화의 틀을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남북관계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보다 큰 스케일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2차 고위급접촉이 열어주는 기회의 문으로 들어설 수 있는가의 여부는 우리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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