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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자료실

한반도 통일 비전과 정책을 생산하는 평화연구원입니다.

현안진단

현안진단 자료실입니다.

제목 [117호] 5.24 조치 5년, ‘사과 받기’의 허와 실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5-03-30 조회 16762
키워드
첨부파일 117th_Current_Affairs_Bulletin.pdf[94294by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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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4 조치 5년, ‘사과 받기’의 허와 실

  

 

‘사과 받기’의 의미와 가능성


유엔사는 휴전이후 마지막 군정위가 개최된 1994년까지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 통계를 냈는데 무려 42만 5,721건이었다. 국방부는 2014 국방백서에 북한의 역대 주요 도발이 총 3,116건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북한이 1년에 50건이 넘는 주요 도발을 해왔다는 얘기다. 지금도 뉴스를 보면 매주 한 건씩은 도발하는 것 같다.

 

이에 대해 북한이 사과는 고사하고 자신의 행위로 인정한 경우조차 극히 드물다. 자기 소행이 명백히 드러난다 해도 우리가 조작했다거나 우리의 도발에 대한 ‘자위적 조치’라고 우겼다. 도발을 합리화하기 어렵거나, 상대의 반발이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사과가 아니라 책임소재가 애매한 ‘유감 표명’으로 일관했다. 그 사례마저 한 손에 꼽을 정도다. 이것이 지금까지 경험한 북한의 행태다.

 

지금까지 알려진 북한의 유감 표명은 5건이다.(구두 4건, 문서 1건)

 

청와대 기습사건(1.21 사태) 4년 후인 1972년 김일성은 우리 대통령특사를 만나 “미안하다. 맹동분자의 소행이며 나도 몰랐다”라고 했다. 우리 특사가 돌아와 전한 말이다. 1976년 판문점 도끼 사건 때는 3일 후 열린 정전위에서 속기록에 남기는 형태로 구두로 유감을 표명하여 미군의 보복을 막았다. 1996년 남측 17명, 북측 13명의 피해를 초래한 강릉 잠수함사건에는 3개월 뒤 “막심한 인명피해를 초래한 것에 대해 유감이다”라는 외교부 성명을 방송으로 발표했다. 최근 사례는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인데,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명의로 사건 직후에 유감 담화를 발표했다. 문서로 유감을 전달한 사례는 2002년 연평해전이다. 당시 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은 “우발적인 무력충돌에 유감이며, 재발방지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자”는 문서를 우리측 수석대표인 통일부 장관에게 보내왔다.

 

이러한 도발사례와 ‘천안함 사태’와 관련하여 북한이 보여 온 태도를 종합해서 볼 때, 이 문제를 두고 그들이 향후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예측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천안함 사태 발생 이후 5년이 지난 지금까지 북한은 자기 소행으로 인정하지도 않는 상황이다. 과연 북한이 사과할까? 우리는 그것을 기대하고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것일까? 대답은 부정적이지만, 과거 사례를 볼 때 책임소재가 모호한 유감표명 수준이라면 북한이 응해 나올 가능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현 정부가 5년을 끌어왔는데 겨우 이런 정도의 사과라도 만족할지, 그리고 그나마 이런 정도의 사과라도 받아낼 자신이 있는지 모르겠다.
 


사과로 북한을 개과천선시키겠다는 생각

 

그러나 북한의 사과를 기어코 받아야 앞으로 도발을 막을 수 있다고 믿는다면 너무 순진하고 단순한 시각이며, 우리 안보현실을 고려할 때 위험천만한 태도다. 비록 유감표명 수준이지만 북한의 사과는 도발중단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지난 시기 남북관계 역사의 시행착오 결과이다.

 

우리가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고 북한의 도발을 막고 있는 것은 국력의 우위에서 비롯된 강력한 군사력과 우방국의 지원 및 협조 때문이다. 사과를 받으면 평화가 확보되고, 거꾸로 사과를 안 받으면 평화가 깨지는 것이 아니라 오직 실질적 힘으로 평화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따져 보면 우리가 북한의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북한의 유사 도발을 억지하고 평화와 안정을 공고히 하는 계기로 삼자는 것인데, 사과에 매몰되다 보니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북한이 사과를 하든 아니하든 이 땅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노력의 강도가 달라질 수는 없다.

 

도발은 도발한 자가 응당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도발을 막지 못한 우리 정부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정부가 책임을 면치 못하는 원인을 우리 대북정책이 그들의 잘못을 회개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면 이는 분단현실에 무지하거나 전략적 사고에 무능한 인식을 드러내는 것이다.

 

북한의 반복되는 도발의 원인은 우리가 북한을 개과천선시키는데 실패한 때문이 아니라, 분단 70년이 되도록 남북관계의 적대구조를 바꾸지 못했기 때문이다.     

 

남북관계는 법적으로 휴전상태다. 평화상태가 아니라 전쟁이 종료되지 않은 상태다. 현실적으로도 중무장한 남북의 백만 대군이 조밀한 지역에서 대치중이다. 최전방의 우리군은 북한군과의 우발상황에 교전수칙으로 대응하도록 되어있다. 북한은 우리의 교전상대방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은 예측불가능한 행동이 아니라 당연히 사전에 억지하고 대비해야 할 행동이다.

 

우리의 목표는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사과를 받아 내는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의 적대구조를 보다 생산적 관계로 바꾸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만드는데 두어야 한다. 상황에 따라 북한에 대한 사과요구에 집착하는 것이 남북관계의 적대적 구조를 깨는데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적대구조를 강화하는 역효과를 낼 때가 있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사과 요구를 포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사과는 반드시 받아야 한다. 사과가 없이는 통일이 되어도 서로 과거를 용서하거나 화해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북관계의 전환이 시급한 현시점에서 북한이 인정하지도 않는 사건에 대해 사과를 전제 조건화하여 남북관계를 계속 긴장과 경색상태에 두는 것은 현명한 정책이 아니다. 북한의 사과도 받고 남북관계 현안도 풀어가자면 두 사안을 연계할 것이 아니라 분리해서 병행하여 추진하는 것도 검토대상이 될 필요가 있다.

 

 

사과요구보다 ‘5.24 조치’를 붙들고 있는 것이 문제 
 
우리가 북한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없다. 다만 그것을 남북회담이나 교류협력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연계한 정부가 ‘5.24 조치’를 어쩌지 못하고 쩔쩔매는데 있다. ‘5.24 조치’는 애초에 설계상 잘못도 있어 이것을 유지하고 보수하는데 드는 역효과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중이다.

 

대북경협 기업들은 ‘5.24 조치’로 인해 지난 5년간 그들이 입은 손해를 15조원으로 추계하고 있다. 물론 기회비용 차원에서 계산된 수치이겠지만 실제 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수치로 계산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5.24 조치’는 북한이 다시는 도발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취지로 단행했다. 그러나 6개월 만에 일어난 연평도 도발을 막지 못했고, 남북경협의 중단도 북한보다는 우리 기업의 목줄을 조이는 역효과만 눈에 뜨일 뿐이다. 북한의 경제는 우리 기업인의 빠진 빈자리를 속속 중국기업 등에 내주고 중국의 대한반도 영향력만 키워주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가전략면에서도 우리가 북한이라는 유효한 카드를 잃게 되어 한반도 정세변화의 풍향만 눈치 보는 처지로 내몰리고 국익창출의 구상을 마음껏 펼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명분적 손실은 더 아프다. 북한의 정치상황이나 한반도 정세 전망을 고려할 때, 남북교류협력을 회피하고 통제해야 할 수요는 우리가 아니라 북한에게 있다. 그러나 ‘5.24 조치’는 남북교류 중단 책임을 쉽게 남한에 전가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북한당국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오히려 우리에게 남북교류협력 재개에 필요한 논리와 구실을 찾아야 하는 정치적 부담만 안긴 셈이다.

 

실리도 없고 명분도 부담되는 ‘5.24 조치’는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  ‘5.24 조치’ 해제라는 명시적인 취소 선언이 없더라도 민간의 사안별 대북교류협력 허용 범위를 대폭 확대하기만 해도 될 것이다. 우선 경협기업의 대북사업이 다만 몇 사례라도 재개된다면 해법이 열릴 것이다.

 

도발에 대한 사과는 남북대화를 통해 접점을 만들어 나가면 되겠지만, ‘5.24 조치’는 우리가 굳이 북한과 협상해서 풀어 나갈 일이 아니다. 지금 정부는 상대가 내민 칼의 날을 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칼을 거꾸로 잡고 있는 셈이다. 빨리 칼자루를 제대로 잡고 엉켜 있는 실타래를 과감하게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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