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중인 10기 동기님의 병문안을 마치고 서둘러 용인 대웅경영개발원으로 출발.

달리는 차로 전해지는 초가을의 상쾌한 바람이 유쾌하고 가볍다. 아마도 11기 후배님들의 반가운 모습과 곧 만나게 될 또 다른 소중한 인연 때문이리라.

6개월 전 같은 자리 다른 사람들과 오버랩되는 강의실에서 조민 원장님의 열정적인 근현대사는 더욱 큰 감동이 전해지는 듯하다. 일제 식민지와 6.25 전쟁 등의 암울한 근대사를 거쳐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민주화와 세계 역사상 유래가 없는 빠른 경제 발전의 현대사로 넘어가면서 강조하신 "우리 스스로 원하지 않았던 주변 강대국에 의한 남북 분단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이제 앞으로의 시대적 사명인 남북통일에 대해서는 우리 스스로의 의지로 반드시 자주적으로 해결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씀에서 뜨거운 피가 치솟는 느낌이다.

미래를 여는 새로운 역사관은 통일대한민국을 위한, 통일대한민국의 역사관이어야 한다. 이제는 반도사관과 식민사관을 넘어 통일대한민국의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역사관으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해야 할 것이다.

강의를 마무리하면서 이어진 11기 후배님들의 명석하고 예리한 질문으로 강의는 30분이 더 이어지고 가을의 향기를 물씬 풍기는 조선 3대 여류시인 허난설헌(許蘭雪軒)의 채련곡(采蓮曲)과 춘우(春雨)가 여성분들이 많이 참여한 11기 후배님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채련곡(采蓮曲) 연밥을 따며 부른 노래

秋淨長湖碧玉流(추정장호벽옥류) 가을날 깨끗한 긴 호수는 푸른 옥이 흐르는 듯

荷花深處繫蘭舟(하화심처계란주) 연꽃 수북한 곳에 작은 배를 매어두었네

逢郞隔水投蓮子(봉랑격수투련자) 임을 만나려고 물 너머로 연밥을 던졌다가

遙被人知半日羞(요피인지반일수) 멀리서 남에게 들켜 반나절 동안 부끄러웠네

춘우(春雨) 봄비

春雨暗西池 (춘우암서지) 보슬보슬 봄비는 못에 내리고

輕寒襲羅幕 (경한습라막) 찬바람이 장막 속 스며들 제(숨어들 제)

愁倚小屛風 (수의소병풍) 뜬시름 못내 이겨 병풍 기대니

墻頭杏花落 (장두행화락) 송이송이 살구꽃 담 위에 지네

강의 후 이어진 조별 토론과 조별 발표에서는 지난 워크샵보다 더 뜨거운 열정이 보인다. 이들이 만들어가는 또 다른 평리아의 모습을 그려보면서 한참을 상상 속에서 맴돈다.

동문회장님의 분위기 업 시간과 함께 레크레이션에 참여하는 내내 입꼬리가 귓가에 붙어 있을 정도로 유쾌하고 즐겁다. 프로의 향기가 나는 진행자(11기 고을희)의 자연스런 이끌림과 즐거움은 11기가 만들어갈 더욱 진화하는 평리아의 모습일 것이다.

7시 늦은 기상, 맛있는 아침식사 후 공기 좋고, 경치 좋고, 사람들 좋고, 아침 일찍부터 조깅하는 후배님, 삼삼오오 모여 산책하는 후배님 그리고 여기 저기 아름답게 핀 코스모스! 그 속에서 자연과 하나 되는 기분. 참 좋다.

이어서 윤여준 전환경부 장관님의 '한국사회를 이끌어 갈 새로운 리더십과 과제'라는 주제의 특강을 들었다.

1.인간중심, 생명존중의 새로운 가치를 확산하고 정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2.정치와 권력이 사회적 건강성을 회복해야한다.

3.비동시성의 동시성의 해소가 필요하다.

(다른 시대에 존재하는 사회적 요소들이 같은 시대에 공존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것, 전근대, 근대, 탈근대의 특징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 세계 최고의 과학적 합리성과 경제적 효율성을 자랑하는 삼성전자가 전근대적인 세습을 통해 경영권을 유지하는 현상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될 수 있다)

- 상당한 통찰력과 식견필요

- 지적노력을 가진 통치기구가 필요하고 사회의 지혜를 모을 수 있어야 한다.

- 투표로써 시민이 이를 이루어야한다.

4.보수와 진보의 사상적 갈등을 시급히 해소해야 한다. 유일신을 믿는 종교 간에도 화해하는데, 정치에서 상대방의 진리를 인정해야 한다.

새벽 4, 5시까지 철야로 친교를 즐긴 분들이 다수인 것 같은데 참석자 31명이 모두 9시에 착석하여 강의를 진지하게 듣는 모습을 보니 꼭 7개월 전 이 자리에서 새로운 만남의 설레임과 서먹함을 풀려했던 모습이 떠올랐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변화의 상상력을 펼치기 위해”의 슬로건을 핑계로 작심하여 마음을 열고 28년 전 캠퍼스의 봄으로 돌아간 느낌을 만끽하면서 10기 신선한 동기들 및 참여 스텝들과 새벽 3시까지 기울였던 포도주(다종의 술)추억과 소감나누기에서 간밤의 과도한 음주를 반성하며 이후 경주웍샵 전까지 금주 약속을 지켰던 생생한 추억을 떠올리며 혼자 썩소를 머금었다.

11기 후배들의 소감의 강도와 내용은 10기 때와 대부분 비슷했다. 상당수가 선배 지인들의 소개로 입학했고 평리아의 ‘공공성과 통일 지향성’에 대해 타 어떤 아카데미 과정보다 진정성과 가치에 큰 기대를 하며 적극적으로 참여를 다짐했고 인연을 맺게 해준 분들에게는 감사를 느끼고 있었다. 특히 개성과 탁월한 끼를 폭발적으로 표출하려는 몇 분의 시니어들도 계시고 ‘지랄총량의 법칙’을 주장하는 어느 분의 다음 ‘지랄(?)’이 정말 기대되며, ‘살아가는 것은 수다다‘라는, 영업을 오래하신 것 같은 분의 새로운 철학은 다음 시간의 뒷모임을 기다려지게 한다. 또한 10기 김경주 원장님은 병원 행정부장을 추천하여 입학시켰는데 쌓인 행정업무을 차선으로 물리고 평리아를 우선으로 올리신 생각과 행동이 일반 기업의 오너들과 달라, 한국사회의 공공성과 통일 미래를 기대하게 하는 탁월한 리더의 선택이 아닌가한다. 아울러 10기 시니어대표로 가장 열정적으로 참여하시는 이상호 상무님은 부인을 11기에 입학시키려고 입학금을 1호로 접수했는데 입학식까지 그 형수님이 입학에 소극적이라 걱정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그 형수님이 소감나누기 시간에 스스로 왈 “새벽 3시까지 마음 나누기를 했으며 남편한테 온 카톡이 쌓여있는데 지금까지 회신을 못해 줄 정도로 여기에 미쳐있다“고 토로할 정도로 지난밤에 뜨거운 소통나누기를 통해 평리아로 벌써 하나된 것과 이렇게 만든 평리아의 마력을 느낄 수 있었다.

11기가 평리아의 참맛을 느끼기에는 약간의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웍크샵까지 참여한 그 호기심과 열정 그대로 각자의 전문적인 분야에서 골고루 자기 색깔을 내어 7가지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들어내고 한국사회의 주도적인 건강한 리더로 자리매김하길 다시 한 번 건투를 빌어본다. 아울러 11기 모집과 웍샵까지 치밀하게 기획하고 성공적으로 행사를 치른 평화재단 관계자분들과 평리아 10기동기 및 선후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한국사회 100년의 미래 ‘평·리·아’에 달려있다!

평·리·아 11기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