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리아 11기 3조 전혜연

 세월호 사고로 사회 전체가 혼란에 빠졌고 아직 우리 스스로 수습하지 못하고 일상을 살고 있다. 이런 즈음에 안희정 충남지사님의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강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졌다. 이한열 기념관과 김대중 도서관 사이에 위치한 다래헌 역시 나름의 지정학적인 의미를 가진 듯 했고, 11기 평리아 동기들은 금요일 저녁 7시 서울의 엄청난 교통 체증을 뚫고 속속 도착하였다.

안희정 충남 지사는 오래된 정치 방법론인 민주주의 정치체계에 대해 근본적인 개념을 통해 소개하려는 듯 보였다. 중국 신화의 요순시절을 말하며 민본주의에 관해 운을 뗐다. 한국을 ‘공화국’이라고 지칭할 때에는 민주주의 기원의 시기라 하는 고대 그리스 시절 플라톤이 쓴 책 ‘국가’(영문명: The Republic)를 떠올리게 했다. 우리를 ‘국민’이라기보다는 ‘주권자’라 부를 때에는 주인으로서, 주권자로서의 개개인의 생활 속에서 그리고 삶 속에서 꽃처럼 아름답게 피울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말하고 싶어 하는 듯 보였다.

‘국가’가 정의에 관한 질문으로 시작되는 것처럼 안희정 충남 지사는 ‘넘어진 사람을 보는 방식’에 대한 차이를 예로 들며 자신의 가치관을 소개하였다. 넘어진 사람이 스스로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그가 일어날 수 있는 여건을 모색할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우리 각자는 ‘올바름’이라고 하는 가치 판단을 하려면 위의 두 가지 중 어느 입장에 설 것인지 당면한다고 말하고 싶어하는 듯 보였다.

안희정 충남 지사의 말씀을 듣고 쓰는 소감문에 플라톤의 ‘국가’를 말하는 것은 어쭙잖은 일일 수 있다. 이 책에서 플라톤은 민주정이 아닌 철인 정치를 가장 이상적으로 꼽고 있다. 그렇지만 안희정 충남 지사는 철인이었다. 그는 귀족적 계급 정치의 문제점과 대중 민주정치의 문제점을 초월할 수 있는 쟁점을 생산해 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를 갖게 했다.